아이의 사회성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우리 아이의 사회성 어떻게 키울 수 있는 지 알아보겠습니다.

아이의 사회성

사례1. 맞고 오는 아이, 순한 아이

Q. 다섯 살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가 유난히 순한 편인데, 함께 놀던 아이들에게 맞고 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노는 걸 보면 주변 아이들이 건드려도 그냥 참거나 피할 뿐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만 5세 이전 아이의 경우 타고난 기질이 행동의 많은 부분을 결정합니다. 친구를 때리는 아이는 기질이 강한 아이고, 친구에게 맞는 아이는 기질이 유순한 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양육하는 데 편한 반면, 밖에 나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속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기질은 자존감이나 자존심의 문제가 아닙니다. 게다가 기질이 강한 아이보다는 기질이 유순한 아이가 사회적응력이 높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우리 아이를 때린 아이와 놀지 않도록 하면 됩니다. 현실적으로 그것이 어렵다면 엄마가 상황을 조절해주셔야 하겠지요. 어머니께서는 아이가 노는 옆에서 잘 지켜보고 있다가 아이를 때리는 친구가 있다면 바로 행동을 제지해 아이를 보호하셔야 합니다.

사례2. 떼쓰는 아이

Q. 딸을 키우가 있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아이가 다섯 살이 되면서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심하게 떼를 쓰고 우는데, 아이 우는 소리가 너무 커서 이웃에서 아동학대를 의심할까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아무리 부모지만 이렇게 막무가내로 우는 아이를 무작정 받아주자니 무척 힘이 듭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가 너무 힘들고 지친다”고 까지 아이에게 말할 때도 있습니다. 제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막무가내로 우는 아이, 어떻게 달래야 할까요?

A. 이미 질문에서부터 아이의 요구를 최대한 받아주려는 부모님의 마음이 드러나 있는데, 혹시 맞벌이로 인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아이가 원하는 것을 최대한 다 들어주려고 하시지는 않으셨는지요. 또 아이를 떼어놓고 직장에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의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소 무리한 요구까지 받아주었던 적은 없었는지요. 그 과정에서 아이는 울고 떼를 쓰면 원하는 바를 얻게 되는 나름의 문제 해결 방식을 획득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아이를 달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맞벌이 부부인만큼 이 부분에 대해 부모가 공통 범위를 설정하고, 아이에게 분명하게 주지시키도록 하세요. ‘되는 것’으로 정해진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해주실 수 있어야 하고, ‘안 되는 것’으로 정해진 것은 아이가 아무리 떼를 쓰고 울더라도 일관되게 받아주지 않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엄마 아빠가 힘들다”며 아이에게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은 것은 좋은데 “네가 떼를 쓰니 엄마 아빠가 너무 지치고 힘들어”가 아니라 “네가 뭘 원하는지 알지만 그건 안 되는 거라서 엄마 아빠는 못해준단다. 그런데 이것 때문에 네가 힘들어하니 엄마 아빠도 힘들구나. 기다릴게. 이건 누구에게나 안 되는 거고, 참는 건 힘든 거야”하는 마음을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Q.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물건을 던지고, 밥상을 엎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세 살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세 살짜리 아이가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면 부모는 우선 완력을 사용해 아이의 몸을 세게 잡거나 껴안아서 더 이상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 상태로 3~5분 정도 아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 대부분의 아이는 겁을 먹고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아이의 흥분이 가라 앉은 다음 부모는 아이의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살피고, 아이가 폭력적이지 않은 언어와 행동으로 그 요구를 표현할 때 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세 살짜리 아이는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어른의 관심을 끌만한 행동, 즉 물건을 던지거나 때리는 등 과격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일단 해보고 그 이후 부모의 반응을 살핍니다. 따라서 명확하게 그 행동이 벌어졌을 때 훈육을 해야 효과적입니다.

사례 3. 싸우는 아이

Q. 일곱 살 아들과 네 살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 오빠가 여동생을 자꾸 괴롭히고 때리며 싸움을 겁니다. 야단을 치고 벌을 줘도 아들의 행동이 고쳐지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A. 일곱 살 오빠의 이런 행동은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 오빠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여동생에게 싸움을 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심심해서 괜히 한번 여동생을 건드려보는 건데, 여동생이 울거나 화를 내는 등 반응을 하면 그 자체가 재미있어서 계속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빠 입장에서는 여동생과 신체적 상호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힘의 우위를 분명히 표현하는 것이죠.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말도 있듯 형제자매가 싸운다는 것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현재 문제는 ‘남매끼리 싸우는 것’이 아니라 남매끼리 싸우는 것을 보는 부모가 괴롭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남매가 지나치게 자주 부딪힌다는 느낌이 든다면, 우선 두 아이를 물리적으로 떼어 놓으세요. 남매 중 어느 한쪽을 편들지 말고 일단 아이들을 분리시키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가 해결됩니다.

Q. 오빠의 과격한 행동을 따라하는 여자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여자아이가 오빠의 과격한 행동과 장난을 따라 한다면 이는 부모님이 자기보다 오빠를 더 예뻐한다고 생각하고 오빠처럼 관심 받고 싶어서 하는 관심 끌기 행동일 수 있습니다. 즉 “나도 오빠처럼 할 수 있어요, 나도 봐주세요, 오빠처럼 예뻐해 주세요, 더 사랑”라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오빠를 따라하는 행동이 위험한 행동이라면 일단 강하게 제지해야 하며, 그 다음 아이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현해주고 시간을 함께 보내도록 하세요. 그 시간 동안 아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솔직히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례4. 소극적인 아이

Q.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 같진 않은데, 아이가 집에 와서 유치원 친구들에 대해 도통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아이 성격이 소극적인 편이라 친구들 앞에서 자기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고, 그래서인지 또래관계에도 적극적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억지로 친구를 맺어줄 수도 없고요. 이런 아이를 위해 부모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 또래관계를 통해 사회성을 습득해야 할 연령의 아이들에게 또래관계 형성과 그 관계 안에서의 긍정적 관계 경험은 매우 중요합니다. 초등학생이 되면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집니다. 일단 부모님께서는 자녀가 또래친구들과 어울리는 데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세심히 살펴보셔야 합니다. 굳이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사이 좋게 잘 지내니?”, “너를 괴롭히거나 싫어하는 친구는 없니?”하는 식으로 직접적인 질문을 하지 않더라도 아이에게 친한 친구의 이름을 물어본다든가 새로 사귄 친구가 있는지 물어본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점검해볼 수 있습니다.
만약 자녀의 성격이 소극적이라 친구 사귀기를 정말 힘들어하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등 부모가 개입해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자녀가 또래관계 자체를 좋아하고 불편하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전제입니다. 평소 아이가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으며, 또래 관계에서 잘 어울리지 못할 것 같다고 느끼셨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또래관계 속에서 어떤 부분을 불편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주변 아이들의 성향과 맞지 않아서 어울리기 힘든 경우라 하더라도 그 자체보다는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편안하게 생각하는지 물어봄으로써 부모는 물론 아이 스스로도 자신의 성향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Q. 공감능력은 높은 편인데 혼자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기질이 있습니다. 기질은 곧 성격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기질과 성격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자기만의 고유한 특성을 기질이라고 한다면, 이 타고난 기질에 성장 환경이 더해져서 성격이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기질에 따라 개방적인 기질의 아이, 성실한 기질의 아이, 외향적인 기질의 아이, 유대적인 기질의 아이 등으로 나뉘는데, 공감능력이 높은 아이라면 유대적인 기질의 아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대적 기질의 아이는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뛰어난 대신 남의 눈치를 많이 본다거나 그로 인해 사회적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등의 약점을 갖기 쉽습니다. 즉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반드시 사회성이 높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 사회성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되고 교육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타고난 기질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사회성의 기본은 자존감이며, 이 자존감 역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의 자존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부모의 양육태도입니다.
공감능력은 뛰어나지만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는 평소 부모가 칭찬을 많이 해주어 자존감을 높여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친구들과 어울릴 때 눈치를 덜 볼 수 있고, 또래관계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타고난 기질은 바뀌지 않습니다. 부모는 아이의 기질을 바꾸려 하지 말고 기질에 맞춰 어떻게 대할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 아이는 타고난 기질을 발전시켜 성격을 형성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 부모+아이 마음톡톡, 굿네이버스